"녹신녹신해."

나는 느낀 그대로를 솔직하게 말한다. 그럴 때의 나의 눈빛도 목소리도 정말로 녹신녹신했을 터이니, 녹신녹신하다는 내 말은 그의 귀에도 녹신녹신하니 기분 좋게, 안타깝게 울렸으리라.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돼버렸을까.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돼버렸을까.

 

밸런스.

그래, 문제는 밸런스였다.

 

 

나는 사랑을 담아 미소 짓는다. 절망적으로 쓸쓸했지만, 진심으로 흡족했다.

 

나도 필요하다. 누군가가 너무 좋아져서, 정말로 너무너무 좋아져서 나의 밸런스가 무너질까 두렵기 때문에, 망가질 것만 같아 너무나 두렵기 때문에, 하루하루 어떡해서든 밸런스를 유지한다.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돼버렸을까. 모든 것이 녹신녹신하니 윤곽도 뿌옇고 내게는 행복과 불행이 구별되지 않는다.

Posted by 김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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