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나는 미쳐 날뛴다.

아마 저 날이 그 미쳐 날뛴 날이었던 것 같다.

정확히 기차만 12시간 37분 탔다. 

물론 난 기차를 좋아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좀 심했던 것 같기도 하다.



거의 1년 전의 일이라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아마 아침에 눈을 떴는데 짜증이 났던 것 같다. (아마 비도 왔던 것 같고..)

그래서 다짜고짜 정동진행 티켓을 끊.. 으려고 봤는데!!! 


참고로 동대구에서 정동진으로 바로 가는 다이렉트 기차가 하루에 세 대 있는데 
① 06시 15분 ② 16시 30분 ③ 23시 56분
이렇게 세대이다. 


이미 7시가 넘은 시간. 그래서 일단 영주로 가서 영주에서 정동진으로 가기로 했다.

(하도 기차를 타고 다녀서 그정도 그림은 대충 그려짐.)



영주까지 가는동안 끄적였던 엽서. 

이 엽서는 우리집으로 보내진다!

지나가는 동안 거쳐간 역, 마셨던 커피, 들었던 노래, 문득 떠오르는 생각 등이 쓰여진다.


저 오른쪽 귀퉁이에 그려진 영주역은 바로 앞에 이디야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여기를 보고 그린거다 ㅋㅋ 

찍어놨던 사진이 있길래 첨부해봄 ;ㅁ;

아마 자랑하고 싶어서 찍어놓은 것인듯 ;ㅁ;



이건 영주에서 정동진까지 가는 길에 끄적인 엽서!

창밖도 보고, 맥주도 한잔하고, 노래도 들으면서 끄적끄적. 이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


그냥 저렇게 쓰고 넘어가기엔 뭔가 아쉬운 기분.

기차에서 보내는 시간은 행복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충만한 기분이 있다.

그래서 내가 기차를 좋아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정동진.

6시간 45분을 기차를 타고 가서 정작 머무른 시간은 30분 남짓.

그래도 정동진은 정동진만의 감성이 있지!


정동진을 갈 때는 뭔가..
① 정동진을 간다는 떨림
② 정동진에 도착했다는 두근거림
③ 내가 정동진에 있다는 설렘
이런 류의 도키도키함이 계속 맴돈달까?


+나같은 경우는 미친짓을 했다는 뿌듯함도!


아주 짧은 시간을 머무른 뒤 다시 대구로 돌아오는 기차에 오른다. 



텅빈 기차. 그렇다면 인증을 해본다.



킬킬.. 승리의 브이 -_-v


그리고 돌아오는 길엔 다시 끄적끄적..



내 앞자리에 앉아있던 소년. 왠지 옆모습이 끌려서 몰래 그렸다 ;ㅁ;

노래 들으면서 흥얼거리던 소년이었는데 나랑 같은 곳에 내렸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한창 내가 아끼던 시계! 시간을 보니 저건 가는 길에 끄적였군..

퇴근 시간으로 스트레스 받던 때라 저 시계를 사고 엄청 기분 좋아했었는데! ㅎㅎㅎ

것도 옛날 얘기군!



마지막으로 이 사진은, 함창역을 찍은 사진.

왠지 끌려서 다음에 가보고 싶어서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찍어놨다. 


+그리고 16년 10월 29일에 함창역을 방문하게 된다 :D



바다에 가면 왠지 바다만이 해줄 수 있는 위로가 있다. 

그래서 나도, 사람들도 답답할 때 바다를 찾는 게 아닌가 싶다. 


지금 당장 바다를 보러가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서 옛 사진첩을 뒤지며 추억을 팔고 있다.

그래도 팔 수 있는 추억이라도 있어 다행이라고 위안 삼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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